[CESS 기획] 공익뿐 아니라 시장가치도… 온난화 불끄는 ‘착한 금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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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5 15:01:23 |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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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S 기획] 공익뿐 아니라 시장가치도… 온난화 불끄는 ‘착한 금융’ 산은, 개도국 기후변화 대응사업 적극 발굴·지원…국내 기업·금융기관 영업기반 확대 견인장치役 온실가스로 달아오른 지구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산업은행이 국내 금융기관 중 처음으로 기후금융 사업을 이끄는 소방수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담론이 박근혜 정부 들어 폐지된 후 약 10년 만의 일이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기후변화와 관련해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하며 ‘녹색금융’을 주창했지만 사실상 사회공헌 활동 수준에 그치는 등 실제 수익성과는 크게 연관되지 못했다. 산은이 다시 기후금융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것은 ‘뜨거운 지구’를 식히려는 공익적 목적은 물론이고 최근 기후금융 시장의 성장세를 눈여겨봤기 때문이다. 2015년 12월 파리기후협약 채택 이후 그린본드 등 기후금융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크게 성장하는 추세다.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산은이 국내 금융기관의 ‘기후금융 붐’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년 만에 ‘왜 다시’ 기후금융인가 = 기후금융은 기후변화 대응활동과 금융상품을 연계해 재원을 만들고 기후변화와 관련한 친환경사업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개별 기업에 허용된 온실가스 배출량을 상품처럼 거래할 수 있는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이 대표적이다. 이명박 정부는 이미 10년 전 녹색성장을 정책기조로 내걸고 녹색기후기금(GCF)의 사무국을 인천 송도로 유치하는 등 친환경 금융사업을 밀어붙였다. 그러나 사업의 당위성과 현실성에 괴리가 커 사실상 의미있는 ‘기후금융’ 사례는 배출되지 못했다. 대부분 금융기관이 정권 구색맞추기 용으로 ‘녹색펀드’ 등 사회공헌성 상품을 내는 데 그쳤다. 기후금융 분야 특성상 장기간 투자가 필수적이지만 국내 금융권은 회수기간을 길어야 7년까지 밖에 보지 못하는 등 해당 부문에 대한 이해도가 현격히 떨어졌다. 기후금융 활용 부문에서도 보수적인 국내 금융회사 특성상 대출, 지분투자, 보증 등 다양한 금융 수단이 유연하게 활용되지 못했다. 그러나 2015년 말 파리기후협약 채택과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에너지 사업을 둘러싼 패러다임이 전환하면서 죽었던 시장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산은은 이미 2015년 중순부터 녹색기후기금(GCF)에 접촉해 지난해 말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행기구 인증을 얻었다. GCF 이행기구가 되면 GCF에 조성된 자금이 효율적으로 지원되도록 기후변화 관련 프로젝트의 발굴·제안·집행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산은이 1년 6개월 이상 공을 들여 이행기구 자격을 얻은 데는 정책금융기관으로서 공익적 목적 뿐 아니라 수익을 추구하는 금융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이 더 큰 몫을 했다. 기후변화 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에 자금을 공급해 해외 기후금융 분야 진출을 견인하는 금융분야를 가장 먼저 꿰차기 위한 전략이었다. 실제로 지난해 산은은 기후금융 관련 프로젝트펀드(PF)를 활용해 10개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5666억 원을 공급했다. 이 중 9개 사업은 해외 신재생에너지 사업이었다. 지난해 에너지효율향상, 폐기물 에너지화, 온실가스 감축시설 투자, 열 에너지 절약서비스 등에 대해 2조8000억 원 규모의 대출과 투자를 진행했다. 이러한 투자 결과로 산은은 대외적인 신인도 제고는 물론 장기적 관점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노리고 있다. 특히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적극적으로 공약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산은의 전략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새 정부는 2030년까지 전체 발전량에서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산은을 ‘4차 산업혁명 선도 금융기관’으로 특화해 관련 정책을 이끌게 한다는 계획이다. ◇아직도 모호한 ‘기후금융’…활성화 대책은? = ‘녹색금융’부터 기후금융 관련 담론이 제기된 지는 벌써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대부분 금융기관과 회사들은 모호한 개념에 그치고 있다. 이에 산은은 지난 7월 ‘기후변화에 대응한 국내기업의 사업개발과 금융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기후금융포럼을 열고 성공적인 사례와 향후 전개될 담론들을 제시했다. 기후금융포럼에서 연사로 나선 기업들은 기존 석탄화력 위주 사업모델을 과감히 바꿔 새롭게 시장을 개척한 사례를 소개했다. 연사로 나선 한화에너지는 글로벌 태양광 시장으로 성장 전략을 바꾼 후 현재 멕시코, 괌, 베트남 등 각국에서 활발히 사업을 벌이고 있다. LG CNS는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을 결합한 한국형 마이크로그리드 사업모델을 개발해 올해 일본과 괌에 새롭게 진출한 상태다. 한화에너지와 LG CNS의 사업 확장 과정에서 GCF와 산은, 각국 개발은행 등이 적극적으로 자금을 중개하고 조력했다. GCF 이행기구로서 산은은 GCF의 투자기준에 부합하는 협조융자(Co-financing)사업을 발굴해 위와 같은 성공사례를 계속 배출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산은의 발굴 대상 사업 요건은 개도국의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사업이다. 신재생에너지, 에너지효율화, 물관리 사업 등이 포함된다. 사업비는 프로젝트 당 2조5000억 달러 이내에서 지원된다. 이자가 낮은 GCF 재원을 확보해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고 해당 기업이 개도국 사업 참여를 통해 한국형 기후변화 대응 모델을 전파한다면 국내 기업은 물론 금융기관의 영업 기반을 확대하는 견인장치가 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대출, 투자, 보증, 온렌딩, 공여 등 다양한 방식의 지원을 통해 산은이 금융기관으로서 수익과 신뢰도를 동시에 쌓아나가면 자연스레 다른 금융회사의 기후금융 사업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산은과 GCF가 진행 중인 협조융자 사례로는 발리의 WtE(Waste to Energy) 사업이 있다. 발리에서 폐기물 매립가스와 소각열 발전소를 건설하고 운영하는 사업으로 총 1억650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 사업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 효과만 연간 28만4343t CO2 규모에 달한다. 화석 연료에 의존하고 있는 남태평양의 전력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바이오매스 에너지 보급 프로그램에도 500만 달러 사업비를 책정해 둔 상태다. 산은 관계자는 “개도국 지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이고 산은이 공신력을 기반으로 해외 신사업 시장을 개척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성공 사례가 누적될수록 국내 금융기관의 기후금융 사업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다운 기자 gamja@etoday.co.kr <저작권자 ⓒ 이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출처] 이투데이: http://www.etoday.co.kr/news/section/newsview.php?idxno=1539876#csidx0f5dfbdec422b2b924239c4fdf7fef3 |